계약 체결, 어디까지가 협상이고 어디서부터 계약일까요?
공사, 용역, 물품 납품 등 계약을 협의하다가 분쟁이 발생하면 한쪽은 계약이 체결되었다고 주장하고 다른 쪽은 단순한 교섭이었다고 다투기도 합니다. 계약 성립 여부는 계약서 한 장만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의 의사와 합의된 내용을 종합해서 판단합니다.
계약 성립의 기본 요건
청약과 승낙
계약은 한쪽의 청약과 상대방의 승낙이 합치하면 성립합니다. 상대방이 조건을 붙이거나 내용을 변경해 승낙한 경우에는 민법상 원래 청약을 거절하고 새로운 청약을 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계약의 주요 내용이 합의되어야 합니다.
공사 범위, 용역 내용, 목적물, 대금 등 계약의 본질적인 사항에 관하여 당사자의 의사가 합치되어야 합니다. 세부사항이 남아 있다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계약이 성립하지 않는 것은 아니므로, 당사자가 무엇을 확정했고 무엇을 추가 협의하기로 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성립한 계약도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당사자의 합의로 계약이 성립했더라도 민법 제103조의 반사회질서 법률행위처럼 법률이 정한 무효사유가 있으면 효력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어떤 법령의 금지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계약이 당연히 사법상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므로 해당 규정의 취지와 효력을 따로 판단해야 합니다.
계약 체결 여부를 판단하는 자료
서면 계약서
당사자가 서명하거나 날인한 계약서는 계약 성립과 내용을 확인하는 중요한 자료입니다. 그러나 법률이 특별한 방식을 요구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계약은 반드시 서면으로 작성해야만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인 부동산 매매계약도 서면 작성 자체가 계약 성립요건은 아닙니다.
명확한 의사표시
이 조건으로 계약하겠다는 확정적인 표현이 있었는지, 아니면 추가 협상을 전제로 한 의견교환에 그쳤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메일, 문자메시지, 메신저와 녹취 등 협상 과정의 자료가 판단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거래관행과 당사자의 관계
계속적인 거래관계에서 이전과 같은 주문·납품 방식이 반복되어 왔다면 거래관행도 계약 성립 여부를 판단하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신뢰관계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계약이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행행위
용역 수행, 물품 납품, 대금 일부 지급 등 계약에 따른 행동이 실제로 이루어졌다면 당사자가 계약이 성립했다고 인식했는지를 판단하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행행위 자체가 모든 계약의 성립요건은 아니며, 이행 전에 계약이 이미 성립할 수도 있습니다.
계약금 지급
계약금 지급 여부도 계약 성립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될 수 있지만 계약금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계약이 성립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금이 교부된 경우 그 법적 성질은 계약 내용에 따라 해약금이나 위약금 등으로 문제될 수 있으므로 약정을 확인해야 합니다.
계약 성립 여부가 다투어지면 전체 교섭과정을 확인해야 합니다.
계약 체결 여부가 다투어지면 법원은 계약서뿐 아니라 이메일, 문자메시지, 녹취, 당사자의 의사표시, 합의된 주요 조건, 실제 이행행위 등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따라서 협상 단계부터 계약 조건과 의사표시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남겨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