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의뢰 없는 당사자의 보수약정과 확인·설명서 — 2023다252162
중개사가 거래 쌍방의 의사를 전달했다는 사실만으로 양쪽 모두에게 보수를 청구할 수는 없습니다. 이 판결은 중개의뢰가 없는 당사자의 지급약정과 확인·설명서 서명의 의미를 구별하여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상대방의 의뢰와 자신에 대한 보수 청구
공인중개사는 임차인의 의뢰로 임대차를 중개한 뒤 임대인들에게도 보수를 청구했습니다. 임대인들의 중개의뢰를 인정할 직접 증거가 부족했는데도 원심은 보수를 거부하지 않은 태도와 확인·설명서 기명·날인을 근거로 지급의무를 인정했습니다.
판결요지
[1] 공인중개사법 제2조 제1호는 ‘중개’에 관하여 “제3조의 규정에 의한 중개대상물에 대하여 거래당사자 간의 매매·교환·임대차 기타 권리의 득실변경에 관한 행위를 알선하는 것”이라고 정하였다. 이러한 ‘중개’에는 중개업자가 거래의 쌍방 당사자로부터 중개의뢰를 받은 경우뿐만 아니라 일방 당사자의 의뢰로 중개대상물의 매매 등을 알선하는 경우도 포함된다. 공인중개사법 제32조 제1항 본문은 “개업공인중개사는 중개업무에 관하여 중개의뢰인으로부터 소정의 보수를 받는다.”라고 정하였으므로, 공인중개사가 중개대상물에 대하여 거래당사자 간의 매매·교환·임대차 기타 권리의 득실변경을 알선하는 행위를 하였더라도, 해당 중개업무를 의뢰하지 않은 거래당사자로부터는 별도의 지급 약정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중개보수를 지급받을 수 없다. [2] 공인중개사법 제25조 제1항에서 정한 공인중개사의 중개대상물에 관한 확인·설명의무는 해당 중개대상물에 관한 권리를 취득하고자 하는 중개의뢰인에 대하여 인정되는 것이므로, 공인중개사가 공인중개사법 제25조 및 공인중개사법 시행령 제21조에 따라 작성한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의 직접적인 대상자 역시 해당 중개대상물에 관한 권리를 취득하고자 하는 중개의뢰인에 한정된다. 따라서 공인중개사법 시행령 제21조 제1항 제3호에서 공인중개사가 공인중개사법 제25조 제1항에 따라 확인·설명할 사항 중 ‘중개보수 및 산출내역’을 명시한 것도 중개의뢰인과의 관계에서만 의미를 가지고, 비록 공인중개사법 시행령 제21조 제3항이 공인중개사로 하여금 중개의뢰인이 아닌 거래당사자에게도 위 서면을 교부할 의무를 부과하였지만, 이는 행정적 목적을 위해 공인중개사에게 부과한 의무일 뿐 공인중개사의 중개대상물에 관한 확인·설명의무의 대상을 중개의뢰인이 아닌 거래당사자에 대해서까지 확대하는 취지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러므로 중개의뢰인이 아닌 거래당사자가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기명·날인을 하였더라도, 이는 공인중개사로부터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를 수령한 사실을 확인하는 의미에 불과할 뿐 ‘중개보수 등에 관한 사항’란에 기재된 바와 같이 중개수수료를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에 관한 의사표시라고 단정할 수 없다.
확인·설명의무와 보수약정의 구별
중개사가 확인·설명서를 작성·교부하는 의무와 당사자가 보수를 지급하기로 합의하는 행위는 다릅니다. 중개의뢰인이 아닌 사람의 서명은 서류 수령을 확인하는 의미일 수 있어 보수란의 기재를 그대로 지급약정으로 볼 수 없습니다.
당사자의 행위와 주장·증명책임
대법원은 보수 요청에 대해 희망 금액을 알려 달라고 한 단편적인 발언도 전체 경위와 함께 판단했습니다. 다른 당사자에게 전달·상의하려는 취지인지 실제 지급을 약속한 것인지 구별했으며, 원고에게 지급약정의 주장·증명책임이 있음을 밝혔습니다.
판결은 서면계약이 없으면 중개의뢰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구두·묵시적 의뢰나 별도의 유효한 보수약정이 인정되면 결론이 달라집니다. 다만 중개행위의 존재와 자신에 대한 보수청구의 근거를 같은 것으로 보아서는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