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다른 사람에게 건물을 다시 빌려주거나 계약서에 정한 용도와 다르게 사용한다면 임대인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무단전대와 용도위반은 계약 위반이 될 수 있지만, 계약 해지와 갱신거절의 근거 및 손해배상의 요건은 각각 다릅니다. 위반 사실을 확인한 뒤 순서에 맞춰 대응해야 합니다.
무단전대는 계약 해지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민법 제629조 제1항은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임차권을 양도하거나 임차물을 전대하지 못하도록 하고, 제2항은 이를 위반하면 임대인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정합니다. 다만 민법 제632조에 따라 건물의 임차인이 그 건물의 소부분을 타인에게 사용하게 하는 경우에는 제629조부터 제631조까지의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단순히 임차인 외의 사람이 출입하거나 거주한다는 사실만으로 전대차가 성립했다고 단정해서도 안 됩니다.
전대 여부를 판단하려면 실제 이용자의 신원, 임차인과의 관계, 사용 대가 지급 여부, 점유·사용 범위와 임대인의 동의 여부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대법원 2010. 6. 10. 선고 2009다101275 판결은 동의 없는 전대라도 임대인에 대한 배신적 행위라고 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민법 제629조에 의한 계약 해지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따라서 해지 의사를 통지하기 전에 이러한 예외 사정도 검토해야 합니다.
용도위반은 계약 내용과 위반 정도를 따져야 합니다
계약서에 주거용으로 정한 공간에서 별도 영업을 하거나, 허용된 업종과 다른 용도로 사용한 사실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용도위반만으로 모든 계약이 자동으로 종료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용 목적에 관한 약정, 위반 내용, 계약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정도, 시정 가능성 등을 구별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건축물 용도 위반에 대한 행정조치가 있더라도 그 자체로 임대차계약이 종료되거나 임대인이 모든 비용을 임차인에게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임대차계약의 책임과 행정법상 책임은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계약 해지와 갱신거절은 다른 문제입니다
민법 제629조에 따른 해지는 임대차가 계속 중인 상태에서 계약을 끝내는 문제입니다. 임대인의 동의 없는 전대가 확인되면 해지권 행사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해지 의사표시가 도달하였는지 기록을 남기는 것이 좋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제4호는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주택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전대한 경우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또한 제6조 제3항은 임차인의 의무 위반이 현저한 경우 묵시적 갱신 규정의 적용 문제와 관계됩니다. 이 두 조항은 적용 상황이 다르므로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먼저 시정을 요구하고 증거를 확보합니다
임대인은 계약서, 현장사진, 실제 점유관계, 관리사무소의 확인자료, 위반행위에 관한 연락 내용 등을 보존해야 합니다. 위반 내용을 특정하여 시정을 요구하고, 필요한 경우 내용증명이나 문자·카카오톡 등 도달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해지 의사를 전달합니다.
임대인이 임의로 출입문 잠금장치를 바꾸거나 전기·수도를 끊고 점유자를 내보내는 방식으로 대응해서는 안 됩니다. 계약이 적법하게 종료되었는데도 반환하지 않으면 건물인도청구 등 법적 절차를 검토해야 합니다.
손해배상과 보증금 정산은 손해액을 확인한 뒤 진행합니다
용도위반이나 전대로 건물이 훼손되었거나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면, 계약 위반뿐 아니라 실제 손해와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합니다. 수리비 견적서, 비용 영수증, 관련 사진 등을 토대로 정산할 수 있습니다. 위약금이나 벌금 등을 임차인에게 무조건 전가하는 특약은 별도의 효력 검토가 필요합니다.
임대차 종료 시 보증금에서 공제할 금액은 미지급 차임, 원상회복비 등 실제 반환채무와의 관계에 따라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손해액이 확인되지 않았는데 일률적으로 큰 금액을 공제하면 반환금 다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계약서 특약을 작성할 때 유의할 사항
무단전대 금지와 사용 목적을 명확하게 적고, 위반 시 통지·시정 및 계약 해지 절차를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특약에 ‘즉시 해지’라고 기재했다는 이유만으로 법령의 강행규정이나 계약 해지의 요건이 모두 배제되지는 않습니다. 출입점검이나 비용부담 조항도 임차인의 권리와 법령상 한계를 고려하여 정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