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류계좌 착오송금과 은행 상계의 한계 — 2020다212958
대법원 2020다212958 판결은 착오송금 반환에 수취인도 동의한 상황에서 은행이 대출채권과 예금채권을 상계할 수 있는 범위를 판단했습니다. 선행압류 때문에 상계가 허용되더라도 피압류채권액을 넘어 상계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판결의 주요 논점
송금인이 반환을 요청하고 수취인도 착오송금을 인정해 반환을 승낙한 경우, 은행이 그 돈으로 기존 대출채권을 회수하는 것이 상계권 남용인지가 문제되었습니다. 예금채권이 이미 제3자에게 압류된 때에는 어느 범위까지 상계할 수 있는지도 함께 판단했습니다.
판시사항과 판결요지
송금의뢰인이 착오송금임을 이유로 거래은행을 통하여 혹은 수취은행에 직접 송금액의 반환을 요청하고, 수취인도 송금의뢰인의 착오송금에 의하여 수취인의 계좌에 금원이 입금된 사실을 인정하여 수취은행에 그 반환을 승낙하고 있는 경우, 수취은행이 수취인에 대한 대출채권 등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수취인의 계좌에 착오로 입금된 금원 상당의 예금채권과 상계하는 것은 수취은행이 선의인 상태에서 수취인의 예금채권을 담보로 대출을 하여 그 자동채권을 취득한 것이라거나 그 예금채권이 이미 제3자에 의하여 압류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공성을 지닌 자금이체시스템의 운영자가 그 이용자인 송금의뢰인의 실수를 기화로 그의 희생하에 당초 기대하지 않았던 채권회수의 이익을 취하는 행위로서 상계제도의 목적이나 기능을 일탈하고 법적으로 보호받을 만한 가치가 없으므로, 송금의뢰인에 대한 관계에서 신의칙에 반하거나 상계에 관한 권리를 남용하는 것이다.
수취인의 계좌에 착오로 입금된 금원 상당의 예금채권이 이미 제3자에 의하여 압류되었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어 수취은행이 수취인에 대한 대출채권 등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수취인의 그 예금채권과 상계하는 것이 허용되더라도 이는 피압류채권액의 범위 내에서만 가능하고, 그 범위를 벗어나는 상계는 신의칙에 반하거나 권리를 남용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않는다.
실제 사실관계와 파기 이유
수취인의 예금채권에는 국세 체납에 따른 압류가 먼저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그 뒤 원고가 100,697,742원을 잘못 이체했고, 이체 직후 반환을 요청했으며 수취인도 반환을 승낙했습니다.
은행은 수취인에 대한 기존 대출원금채권 중 105,691,351원을 예금채권과 상계했습니다. 원고는 수취인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을 보전하기 위해 수취인을 대위하여 은행에 예금 반환을 청구했습니다.
원심은 은행의 상계항변을 모두 받아들였습니다. 대법원은 상계적상일의 피압류채권액을 심리해 허용 범위를 정해야 한다고 보아 원심을 파기환송했습니다. 착오송금 전액을 곧바로 송금인에게 지급하라는 확정 판단을 한 것은 아닙니다.
반환 요청과 수취인의 승낙
이 판례의 상계권 남용 법리는 송금인이 착오송금을 이유로 반환을 요청하고 수취인도 이를 인정해 은행에 반환을 승낙한 상황을 전제로 합니다. 수취인이 반환을 거절하거나 송금의 성격 자체를 다투는 사안에 같은 결론을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은행이 선의로 해당 예금채권을 담보로 대출채권을 취득한 경우나 예금채권에 선행압류가 있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문제됩니다. 다만 선행압류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착오입금액 전부에 대한 상계가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계가 허용되는 금액과 청구의 구별
은행이 주장하는 대출잔액, 착오입금액, 피압류채권액은 서로 다른 금액입니다. 압류의 대상과 범위, 압류 통지의 송달시점, 상계적상일의 피압류채권액을 구분해야 상계항변의 허용 범위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수취은행에 대한 직접 부당이득반환청구와 수취인의 예금채권을 대위하는 청구도 구별해야 합니다. 이 사건은 후자의 청구에서 은행의 상계항변 범위를 판단한 것으로, 수취인에게 예금채권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가 아닙니다.
압류된 수취 계좌는 예금보험공사 반환지원의 제외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그 경우에도 민사상 반환청구의 성립과 은행 상계의 허용 범위는 각각 판단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