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의 유기
악의의 유기는 배우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동거·부양·협조의무를 포기하고 다른 배우자를 버리는 것입니다. 민법 제840조 제2호가 정한 재판상 이혼사유이며, 별거나 연락두절 자체와는 구별됩니다.
혼인의무의 포기와 정당한 이유
민법 제826조 제1항은 부부의 동거·부양·협조의무를 정합니다. 악의의 유기는 이러한 부부공동생활의 의무를 정당한 사유 없이 저버렸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별거를 시작한 이유, 동거·부양을 중단한 경위, 혼인생활을 유지할 의사 등을 함께 고려합니다. 다른 배우자의 부당한 대우를 피하기 위한 별거처럼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집을 떠났다는 사실만으로 악의의 유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생사불명·혼인파탄과의 구별
민법 제840조 제5호는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않은 경우를 정합니다. 악의의 유기는 배우자의 생사불명이나 3년의 경과를 요건으로 하지 않습니다.
악의의 유기를 인정할 수 있는지와 제6호의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지는 별도로 판단합니다. 혼인의무 포기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해서 장기간의 혼인파탄에 관한 판단까지 당연히 배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혼사유와 혼인해소의 효과
악의의 유기가 인정되면 피해 배우자는 이를 원인으로 재판상 이혼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유기나 별거의 시작만으로 혼인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며, 이혼판결이 확정되어야 재판상 이혼의 효력이 생깁니다.
이혼사유의 존재와 위자료·재산분할의 요건은 동일하지 않습니다. 악의의 유기가 인정되어도 위자료 액수나 재산분할 비율이 그 사실만으로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