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자가 사망하면 그 권리와 의무는 상속인에게 승계됩니다. 그러나 상속인이 여러 명이거나 수령권자가 명확하지 않을 때 채무자는 어떻게 변제해야 할지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변제공탁입니다.
변제공탁을 하려면 관할 공탁소를 정확히 알아야 하는데, 이는 채무의 성질에 따라 달라집니다. 지참채무, 추심채무, 예금채무별로 관할이 다르게 정해지며, 최근 법원행정처가 제정한 공탁선례가 그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습니다.
상속 개시와 변제공탁
민법 제1005조는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권리와 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채권자가 사망하면 채무자는 정당한 상속인에게 변제해야 합니다. 수령거절·수령불능 또는 과실 없이 채권자를 알 수 없는 때 등 민법 제487조의 사유를 갖추면 변제공탁을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상속인 특정이 번거롭다는 이유만으로 공탁할 수는 없습니다.
상속과 관련된 절차라 하더라도 상속포기와 상속한정승인은 망자의 최후 주소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에서 진행되지만, 변제공탁은 채무의 성질에 따라 관할 공탁소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지참채무 – 상속인 주소지 관할
지참채무는 채무자가 직접 채권자를 찾아가 이행해야 하는 채무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경우 변제공탁은 상속인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공탁소에서 이루어집니다. 상속인이 여러 명인 경우에는 각 상속인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공탁소에 공탁할 수 있는데, 이는 상속인 개별의 수령 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한 취지입니다.
금전소비대차 채무 등은 약정이나 채무의 성질에 따라 이행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민법 제467조는 특정물 인도의 경우 채권 성립 당시 물건이 있던 장소를, 그 밖의 채무는 원칙적으로 채권자 현주소 등을 기준으로 하므로 모든 물품 인도채무를 지참채무로 묶어서는 안 됩니다.
추심채무 – 채무자 주소지나 영업소 관할
추심채무는 채권자가 직접 찾아와야 이행이 완료되는 채무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경우 변제공탁은 채무자, 즉 공탁자의 주소지나 영업소 소재지를 관할하는 공탁소에서 이루어집니다. 추심채무에는 어음채무, 수표채무, 예금채무 등이 해당합니다. 어음이나 수표는 채권자가 직접 제시하여야 지급이 이루어지므로, 채무자의 주소지나 영업소를 기준으로 관할이 결정됩니다.
예금채무의 공탁 관할은 피상속인의 계좌 개설·관리 영업점 소재지이며, 공탁자가 인터넷전문은행이면 본점 소재지 관할 공탁소입니다. 다만 상속인이 여러 명이거나 공동 청구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공탁사유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공탁이 적법하게 이루어진 뒤에는 상속인 등 정당한 권리자가 상속관계와 출급요건을 갖추어 공탁금 출급을 청구합니다.
제정 공탁선례
공탁선례 제202509-1호는 2025. 9. 23. 사법등기심의관-5198 직권선례로, 상속인을 피공탁자로 하는 변제공탁의 관할이 채무이행지에 따른다는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지참채무·추심채무와 예금채무의 관할을 나누어 확인해야 합니다.
선례는 공탁 관할을 정하는 자료입니다. 채권자 사망 자체를 공탁사유로 정하거나 상속인 불확인에 관한 채무자의 무과실을 면제하는 내용은 아닙니다. 공탁사유와 관할을 각각 확인해야 합니다.
채무의 성질에 따른 관할
상속이 개시된 이후 변제공탁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채무의 성질에 따라 관할 공탁소가 달라진다는 점을 반드시 유념해야 합니다. 상속포기와 상속한정승인처럼 망자의 최후 주소지가 기준이 되는 절차와 달리, 변제공탁은 지참채무, 추심채무, 예금채무에 따라 관할 공탁소가 달라집니다. 관할 공탁소를 잘못 선택하면 절차가 지연되거나 분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법원행정처의 제정 선례를 기준으로 정확히 처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