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빌린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소장에 적힌 잔액과 이자까지 모두 인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답변서에서 대여 사실 중 인정하는 부분, 이미 갚은 금액, 다투는 이율과 계산기간을 나누어 적고 각각의 근거를 제출합니다. 이미 변제했다는 주장은 변제일·액수·수령인과 증거로 구체화해야 하며, 단순히 원금이 과다하다는 표현만으로는 다툼의 내용을 알기 어렵습니다.
빌린 사실과 현재 남은 채무는 다른 문제입니다
답변서에는 원고의 청구취지에 대한 답변과 청구원인 사실에 대한 인정·부인을 구분해 적습니다. ‘1,000만 원을 빌린 사실은 인정하지만 300만 원을 변제했으므로 전액이 남아 있다는 주장은 다툰다’처럼 대여와 이후 변제를 나누면 쟁점이 드러납니다.
대여 사실을 인정하는 것과 원고가 제시한 법률적 계산을 모두 받아들이는 것은 다릅니다. 다만 법원에서 자백한 사실은 증명을 필요로 하지 않으므로, 소장 전체에 무심코 ‘모두 인정한다’고 쓰기보다 사실별로 답변해야 합니다.
변제 항변에는 날짜·금액·지급 상대방을 적습니다
피고가 이미 갚았다고 주장하려면 그 변제 사실을 증명해야 합니다. 이체확인서에 송금일·액수·받는 계좌가 보이도록 하고, 영수증이나 상대방이 수령을 인정한 메시지를 함께 제출합니다. 현금 지급은 인출기록만으로 수령인에게 실제 전달되었다는 사실까지 입증되는 것은 아니므로 수령 확인 자료가 필요합니다.
채권자가 아닌 가족이나 다른 사람의 계좌로 보냈다면, 채권자가 그 계좌로 지급하라고 한 지시나 이후 수령을 인정한 자료를 붙입니다. 별개의 거래대금과 대여금 변제가 섞여 있다면 어느 채무를 갚은 것인지도 설명해야 합니다.
받은 돈의 충당순서도 반박 대상입니다
지급액을 원금에서 얼마 공제할지는 합의와 법정 변제충당 순서에 따라 정해집니다. 특별한 합의 없이 비용·이자가 남아 있다면 일반적으로 비용·이자·원금 순서로 반영하므로, 300만 원을 송금했다는 사실만으로 원금이 반드시 300만 원 줄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원금부터 줄이기로 합의했다면 그 합의의 내용을 제시합니다. 원고가 입금 자체를 빠뜨렸는지, 입금은 반영했지만 충당순서가 잘못되었는지를 나누고 피고가 주장하는 잔액 계산을 함께 제출하면 차이가 분명해집니다.
채권자가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 다른 채무에 충당했다고 주장하면, 그 다른 채권의 존재와 그 채권에 충당할 합의·지정 또는 법정 우선순위는 채권자가 주장·증명해야 합니다. 대법원 2024. 10. 8. 선고 2024다258921 판결도 이러한 증명책임을 분명히 했으므로, 단순히 ‘다른 돈이었다’는 반박만으로 변제자료를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자 약정과 지연손해금 기간을 구체적으로 다툽니다
개인 간 대여에서 약정이자를 청구하는 경우에는 이자를 주기로 한 합의와 적용 이율이 쟁점입니다. 이자 약정이 없었다면 변제기 전 약정이자를 다투고, 약정은 있으나 청구 이율이 다르면 실제 약정 자료를 냅니다. 이자제한의 적용 상한을 넘는 부분은 유효한 채무로 취급할 수 없습니다.
지연손해금은 변제기와 이행지체의 시작일, 소장 송달일에 따라 기간을 나눕니다. 아직 변제기가 오지 않은 기간에 지연손해금을 붙였거나 일부 변제 뒤에도 줄어든 원금을 반영하지 않았다면 그 날짜와 계산 차이를 적습니다. 무이자 대여라는 사정만으로 변제기 후의 지연손해금까지 모두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별도의 받을 돈을 주장하는 경우와 구별합니다
이번 대여금을 이미 갚았다는 항변과, 피고도 원고에게 다른 받을 돈이 있다는 주장은 법률상 구조가 다릅니다. 후자는 요건에 따른 상계 항변이나 반소가 문제될 수 있으므로, 변제 내역에 섞어 적지 말고 별도 채권의 발생원인과 액수를 밝힙니다.
답변서는 소장 부본 송달일부터 원칙적으로 30일 안에 제출하고, 현재 확보한 변제자료와 계산상 쟁점을 적습니다. 이후 원고가 계산을 수정하거나 새로운 자료를 내면 변경된 청구와 피고의 잔액 계산을 다시 대조해 필요한 준비서면을 제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