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가 집을 나간 뒤 연락을 끊고 생활비도 보내지 않는다면, 상대방을 찾을 때까지 이혼을 기다려야 할까요? 상대방이 협의에 응하지 않거나 소재를 알 수 없어도 재판상 이혼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가출과 연락두절이 어떤 이혼사유에 해당하는지 밝히고, 소송서류를 적법하게 송달하는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혼인생활을 정당한 이유 없이 버렸다면 이혼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민법 제840조 제2호는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경우를 재판상 이혼사유로 정합니다. 정당한 이유 없이 함께 살고 부양하며 협조할 의무를 저버린 경우가 문제됩니다. 집을 떠난 경위와 기간, 생활비 지급 여부, 연락을 끊은 이유 등을 통해 판단합니다.
단순히 별거 중이라는 사실만으로 악의의 유기가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가정폭력을 피하려고 집을 나온 경우처럼 별거에 정당한 사유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악의의 유기 요건을 충족하지 않더라도 장기간 혼인생활이 단절되어 회복하기 어렵다면 같은 조 제6호의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지 판단하게 됩니다.
연락이 끊긴 뒤 반드시 3년을 기다려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840조 제5호가 정한 생사불명을 이유로 한 이혼은 배우자가 살아 있는지조차 3년 이상 분명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살아 있다는 사실은 알지만 주소나 연락처를 모르는 경우와는 다릅니다.
배우자가 생존한 채 연락을 끊었다면 3년이 지나야 이혼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 전이라도 악의의 유기나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인정되면 해당 사유로 이혼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연락이 끊긴 지 3년이 지났다는 사실만으로 생사불명 이혼사유가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주소를 알 수 없으면 송달 방법을 확인하여 소송을 진행합니다
배우자가 이혼에 협조하지 않으면 가정법원에 소를 제기하여 판결을 구할 수 있습니다. 소장에는 알고 있는 상대방의 인적사항과 주소를 기재하고, 송달이 되지 않으면 법원의 보정명령 등에 따라 주민등록상 주소와 실제 거주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필요한 확인을 했는데도 주소나 근무장소 등 송달할 곳을 알 수 없다면 그 사정을 소명하여 공시송달로 절차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전화에 응하지 않거나 우편이 한 번 반송되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공시송달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해외 주소가 확인된다면 국외송달 가능성도 검토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나오지 않아도 이혼사유는 증명해야 합니다
공시송달로 소송이 진행되더라도 상대방의 불출석만으로 이혼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집을 떠난 시점과 경위, 그 뒤 연락을 시도한 내역, 생활비가 중단된 자료, 가족이나 지인이 확인한 사정 등을 통해 혼인생활이 어떻게 단절되었는지 설명해야 합니다.
이혼과 함께 위자료·재산분할이나 미성년 자녀의 양육에 관한 판단을 구한다면 각 청구에 필요한 사실과 자료도 준비해야 합니다. 상대방의 동의를 받기 어렵다는 문제는 재판 절차로 해결하되, 이혼사유와 함께 청구하는 사항을 구체적으로 밝혀 판단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