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를 변제하면 근저당권도 소멸할까요? 먼저 근저당권이 담보할 채무가 확정되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개별 채무를 갚은 경우와 확정된 피담보채무가 모두 소멸한 경우는 법률효과가 다릅니다.
변제해도 근저당권이 바로 소멸하지 않는 경우
근저당권은 채권최고액을 정하고 담보할 채무의 확정을 장래에 유보하는 저당권입니다. 피담보채무가 확정되기 전에는 개별 채무를 변제하여 현재 채무 잔액이 없더라도, 담보하기로 한 거래가 계속되어 새로운 채무가 발생할 수 있다면 근저당권이 곧바로 소멸하지 않습니다.
대법원 2002. 5. 24. 선고 2002다7176 판결에 따르면, 존속기간이나 결산기를 정한 경우 피담보채무는 원칙적으로 그 기간 또는 기일이 도래할 때 확정됩니다. 그러나 담보채권이 전부 소멸하고 채무자가 거래를 계속할 의사가 없다면 그 전이라도 근저당권설정자가 설정계약을 해지하고 말소를 구할 수 있습니다. 존속기간이나 결산기 및 채무 확정방법에 관한 별도 약정이 없다면, 근저당권설정자는 해지 의사표시로 피담보채무를 확정시킬 수 있습니다.
피담보채무가 확정된 후 모두 변제한 경우
민법 제369조에 따르면 저당권으로 담보한 채권이 소멸하면 저당권도 소멸합니다. 따라서 피담보채무가 확정되고 그 채무가 모두 변제되어 더 이상 담보할 채권이 없다면 근저당권도 실체법상 소멸합니다. 다만 원금만 변제했을 뿐 담보 범위에 포함되는 이자나 지연손해금 등이 남아 있다면 전부 소멸했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근저당권의 소멸과 말소등기의 차이
담보채권이 모두 소멸하여 근저당권도 소멸했더라도 등기부의 근저당권 기록은 자동으로 없어지지 않습니다. 등기부를 실제 권리관계에 맞게 정리하려면 말소등기가 필요합니다. 반대로 말소등기가 아직 되어 있지 않다는 사정만으로 이미 소멸한 근저당권이 계속 유효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근저당권이 소멸했는데도 근저당권자가 말소등기에 협조하지 않으면, 근저당권설정자는 근저당권자를 상대로 근저당권말소등기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말소등기절차의 이행을 명한 승소판결이 확정되면 부동산등기법 제23조 제4항에 따라 판결에 기초하여 단독으로 말소등기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